인생, 가볍게 살아보려고! 에세이




인스타그램에서 백팩을 하나 봤다. 호기심이 확 끌려서 링크를 눌러 상품 설명 페이지로 이동했다. 인스타그램 포스트에서 느낀 것 이상으로 매력적이다. 그런데 어떡하지? 나에게는 투미와 유니클로 백팩이 있는데. 그리고 맨해튼 포티지와 투미 숄더백도 있고. 또 나이키 숄더백도 있고. 가방 모으기가 취미는 아닌데 왜 이런 상황인지 되뇌어보니 살 때마다 이유가 있었다. 아! 카메라 가방도 하나 있다. 파티션이 나뉘어 있는 가방이라서 가끔 DSLR 외 다른 짐도 담는다.

왜 이렇게 가방이 많을까? 그리고 이렇게 많이 있고 모두 멀쩡한데 왜 새로운 가방에 끌리는 것일까? 

당시 상황을 상기해 보면 각 가방을 구매할 때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중고교 시절부터 숄더백을 사용한 이유로 척추와 어깨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서 교정도 받으면서 양쪽 어깨에 동일한 중량이 걸리는 백팩을 찾기 시작했고, 지인의 추천이 있었다. 투미가 가장 좋은 상품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투미를 취급하는 백화점에 갔다. 전시된 모든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부분 등이 둥근 형태였다. 난 각이 사는 백팩을 원했다. 바닥에 놓아도 찌그러지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백팩. 그래서 한 동안 쓰던 숄더백을 매고 다녔다.

내가 출퇴근하면서 가지고 다니는 물품은 좀 많은 편이다. 매일 필요한 것들이 아니라 '필요할지도 모르는' 물품으로 채워졌다. 스마트폰, 노트북, 노트북 전원선, 외장 하드, Wibro 단말기(인터넷 서비스 제공 통신 장비), 필통에 플래너. 회사에 가면 지급받은 노트북이 있고 이것을 하루 종일 사용한다. 따라서 개인 노트북을 가지고 다닐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묘한 구분이 존재한다. 개인적인 용무나 취미는 개인 노트북으로 한다는 구분. 이유는 없다. 어쩌면 난 회사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개인용무든 업무든 모두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었다. 출퇴근 1시간의 시간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된다. 음악 감상, VOD 시청, 영화 시청 등등. 하지만 당시에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소진되면 할 일이 없었다. 그럴 때 노트북을 꺼내 하던 일을 연결한다는 구상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결정이긴 하다.

그러던 중 해외 출장이 있었고, 마치 의식처럼 면세점에 갔다. 아내의 화장품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품, 양주 등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거기서 투미 백팩을, 원하는 형태의 백팩을 발견한다. 조사한 시중가보다 15만 원 정도가 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그 자리에서 구입했다. 가방 안은 크고 작은 주머니와 파티션으로 나뉘어 있어서 노트북 공간 및 장비 공간 등을 정할 수 있었다. 가방 안에 파티션이 잘 나뉘어 있는 것이, 하나의 공간에 모두 쓸어 담는 것보다 가방을 어깨에 매었을 때 더 가뿐하다. 물론 이것도 개인적 감상이다.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에 파묻혀 생활한 것이 10년 정도 됐을 때, 서서히 직장 생활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고, 의욕도 나지 않았다. 7개월짜리 프로젝트를 할 때 매너리즘은 최고조에 닿는다. 그래서 프로젝트 만료 1개월 전에 무급 휴가를 6개월 내고 자동차 등 모든 환금성 자산을 매각하고는 미국으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났다. 경력 관리에는 마이너스가 되는 행위이다. 지속적으로 프로젝트 성공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그 시간을 비우고 재충전의 시간으로 사용하는 것은. 재충전, 꽤나 낭만적으로 들리는 말이다. 그러나 명확히 말하면, 그것은 경력 방해다.

어찌 됐든, 도착한 뉴욕에서 영어도 익히고(길거리에서 익히는 서바이벌 영어 포함) 관광도 하고, 대중교통을 지양하고 죽자고 걸어 다녔다. 숙소인 이스트 빌리지에서 센트럴파크까지 걸어서 50분 거리를 아침마다 운동이라며 걸어 다녔다. 그렇게 남들 일하는 시간에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맨해튼 포티지 매장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뉴욕에서 걸어 다닐 때, 카페나 공원에 앉았을 때 읽을 책이랑, 로밍폰, 지갑 등등을 넣은 가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A4보다 작은 크기의 숄더백을 샀다. 가방 끈도 넓어서 어깨에 끈이 파고들지 않는다고 좋아했다. 

투미 숄더백은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다. 내가 구매한 것은 아니지만, 노트북 전용의 가방으로 별도의 노트북용 파우치가 들어 있어서 회의를 위해 이동할 때 회사용 노트북을 넣어 다니기 좋다 생각했다. 방탄 기능은 나에게 필요 없지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으로 해석했다.

맨해튼 포티지를 제외하고 투미 백들은 모두 무겁다. 빈 가방을 들어도 묵직했다. 더구나 만원 버스에서 투미 백팩은 입석을 독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 부피를 자랑한다. 당연히 눈총을 받는다. 왠지 홀가분해지고 싶었고, 그래서 유니클로 백팩을 구매했다. 가격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낮았고, 내부 파티션도 개인적으로 들고 다니는데 무리가 없었다. 더구나 유니클로 백팩을 구입할 때 내 노트북은 Air 였다. 가방이 얇아서 충격 방지는 어려웠지만, 가방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 마음까지 홀가분해졌다.

나이키 숄더백은 고객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혜택으로 구매한, 지갑보다 크고 맨해튼 포티지보다 작은 숄더백이다. 아침 운동(걷기)을 할 때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기 위해 구입했다. 주머니에 넣으면 덜렁거렸고 그것이 싫었다.

이렇게 보유한 가방은 모두 인연의 이유가 하나 이상은 있었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필요에 따라서 바꿔 가지고 다니지만, 역시 적지 않은 개수라 수납공간이 별도로 필요하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백팩을 우연히 보고 매력을 느낀 것이다. 첫 번째 날 유혹한 것은, 뒤에서 다가오는 소매치기가 열기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 매력은 내가 가지고 다니는 장비를 모두 수납할 수 있는 내장식, 착탈식 파티션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매력은 외장 배터리를 넣고 케이블을 연결하면 가방 밖에 있는 단자에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충전하며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매력이라고는 이야기했지만, 세 가지 매력이 없어도 내가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그런데 또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가방들 중 유니클로 백팩과 DSLR 가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고 시장에 내놓거나 기증을 해서 처분을 해도 문제는 없다. 그러나 10년 이상을 가지고 있던 '정'이 있는지 그러기는 싫다. 파손되거나 망가진 것 없이 구매했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인스타그램에서 본 백팩의 구입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월이 지나고, 나도 인간적으로 성인으로 성장을 했는지 나의 구매 습성을 고치고 싶다.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 자린고비의 그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미니멀리즘 생활방식이 종류별로 하나만 남기고 처분하는 것에 있지 않다. 내가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소유하고 사는 것이 절약이자 미니멀리즘이라 생각한다. 마치, 몸에 필요없는 군살을 제거하고 필요한 근육만 남기는 fitness와 동일한 개념을 수립했다.

이런 개념이 잡힌 덕분에 인스타그램 백팩(브랜드도 잊었다)을 사지 않게 됐다. 여기에 덧붙여 앞으로도 이런 식의 과소비를 하지 않기 위해서, 나의 과거를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구매란, 필요한 것은 구입하는 행위다. 우리는 생활을 위해 식품, 의류, 생활용품을 빈번히 구입한다. 내가 사는 세계가 발전하고 좋아져 매력적인 상품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유혹한다.

'이것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아. 지금 것은 기증을 하고 새로 구입할까?'

라는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만일 유통기업들이 기존의 제품을 중고가로 환산하여 그만큼 상품 구매가에서 할인해 준다면 아마도 많은 '교환'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니 이렇게 의지라는 것을 발휘하여 과소비나 낭비를 막게 되나 보다. 

참 연약하지 않은가, 나의 과거는. 왜 그렇게 휘둘리는가? 가지고 있는 것이 불편해서 성질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우연히 멋진 것을 만나더라도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 '맞는' 길일 텐데. 가방을 예로 들었지만 몇 가지 다른 물품들도 2개 이상인 종류들이 몇 가지 있다. 

데스크 탑과 노트북. 모두 10년 이상을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해가며 사용하고 있지만 2 대이다. 스마트 패드는 지름신에게 이기지 못해 6년 전에 산 모델과(떨어뜨려 액정에 금이 가 있다), 3년 전에 산 신형 한 대(신형이라고는 하지만 구입 당시에 그런 것이다. LTE 망까지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더 많았던 것이 이유다. 통신사 할인 옵션도 있었고), 이렇게 2대를 용도를 정해 사용하고 있다.

사연이 매우 길었지만, 이유는 하나다. 행동에 옮기기 전에 '고려' 혹은 '검토'를 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이다. '욱'하면 구매했다. 굉장히 나쁜 습성이다.

'가지고 있는데, 고장도 나지 않았고, 불편하지도 않으며, 신형이 가진 신 기능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매력적이라도 Bye Bye~'

이런 고려 말이다.

이제야 철이 드는 것 같다. 이제야 생활이 무엇인지, 절약이 무엇인지, 어른스러운 살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것 같다. 늦었지만 기쁘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렇게 늦게라도 '맞는' 길에 들어선 내가 대견하다. 

이렇게 대견해진 내가 요즘 하고 있는 것은 유료/무료 앱을 하나둘씩 지워나가는 것이다. 스마트 장비에 기본으로 설치된 앱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분야의 앱은 지우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행위는 아니지만, 대견한 나를 앞으로도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노력 중 하나다.

PC-스마트 패드-스마트 폰 중 한 곳에서 입력한 내용을 3대 모두에서 확인 및 편집할 수 있는 기능(3-screen) 때문에 플래너 앱을 유료로 구입했지만, 기본 캘린더와 미리 알림 앱으로 대체하고 월정액을 중단했다. 음원 서비스에서 음악을 추천하여 선정되면 무료 사용권을 주니 유료 음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렇게 하나 둘 지워 나가다 보니 한 달에 9 만원 정도 나가던 앱 월정액이 25,000원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VOD 앱도 한 군데로 집중할 계획이라서 곧 1만 원 이하로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 신규 콘텐츠 서비스가 시작되는 바람에 주춤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렇게 소유한 것을 필요성과 사용 기간, 가성비 등을 기준으로 하나 둘 지워나가고 있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지출이 줄어드는 것도 눈에 보인다.

두 번째 시도하고 있는데 아직 습관이 들지 않은 것은 월에 마트를 두 번만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간 식단(메뉴표)을 토요일마다 정리하여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지출 항목별 예산을 정해 그 안에서 지출하려고도 한다.

절약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나 한 몸 지탱해 나가기도 힘든 세상살이에서 경제적 부담부터 줄여나가자는데 주된 목적이 있다. 

좀 더 가볍게 살아도 되겠다. 그래서 줄여서 생긴 여백만큼 모이는 돈과 모이는 여가 시간, 그리고 축적되는 여유 저장 공간을 즐겁게 바라보고 그것들을 보다 생산적인(나와 가족의 즐거움 가득한 행복용)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일 거라 생각하며 나를 훈련시키고 있다.

*이미지는 여기서: Photo by Svyatoslav Roman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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