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스마트폰? 에세이




나를 아는 스마트폰.

이 명제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스마트폰이 나를 안다. 이런 생각이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Apple iPhone의 OS가 14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여러 가지 늘어난 기능들이 있습니다만, 오늘 눈길을 잡은 모습은 위젯을 위치시킨 첫 페이지 화면이었습니다. 폰을 열 때마다 앱 아이콘 배열이 달라집니다. 어떤 것은 어제 오늘 자주 기동하던 앱이었고, 어떤 것은 한 동안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 때 자주 사용하던 앱이었습니다.

일종의 앱 추천 기능입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서비스에서 추천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가장 빈번한 것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였습니다. 그 다음이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음원이나 영화의 경우 추천한 컨텐츠를 ‘오~!’하며 선택한 적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앱 추천 기능은 조금 달랐습니다. 스크린 타임을 체크해서 알려주니 그런 데이터도 포함 됐을까요?

물론 음악, 영화와 앱은 사용 방식이 다른 컨텐츠입니다. 음악과 영화는 순수한 컨텐츠이고, 앱은 일종의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컨텐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영역에 들어가야 합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인지, 앱 추천은 지금까지와 다른, 선택 빈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음악 앱, 영화 앱, 사진 앱, SNS 앱 등 앱 단위는 추천이 수락될 빈도가 높았습니다. 그 앱에 들어가서 받는 추천은 수락될 빈도가 낮았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통계 낸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궁금했습니다.

만일 음악 앱에서 음악을 추천할 때, 청취 빈도가 높은 음악과 유사한 곡을 추천하면 어떨까요? 장르가 유사한 음악이 아니라 가사 내용, 곡의 템포 등 그 음악이 가진 내용적 유사성에 의거해서. 가을이 되자 발라드 음악을 주로 선택합니다. 신곡이나 인기곡, 혹은 추천곡 리스트에서 선택합니다. 그 중 어떤 곡은 재생 목록에서 지우지 않고 한동안 반복해서 청취합니다. 이럴 경우 반복 청취하는 곡이 가진 가사, 멜로디 라인, 템포 등을 기준으로 추천을 한다면 어떨까요?

한동안 사극에 빠져 중국, 우리나라, 서양의 사극을 시청했습니다. 판타지 혹은 픽션이라도 배경이 중세나 옛 배경의 영화를 주로 보았습니다. 요즘은 현대나 우주 배경의 영화를 주로 봅니다. 표면적 특징은 이러하지만 실제 극 내 갈등이나 대결, 스토리라인은 각기 다릅니다. 그러나 그 스토리라인이 유사한 영화를 저에게 추천해 주면 어떨까요? 성장 영화, 경쟁, 문제 해결 등등.

앱 추천은 유사 플랫폼별로 추천하진 않습니다. 최근 자주 사용하는 앱이거나 전체 빈도가 높은 앱으로 추정됩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용량 관리를 위해 아이콘만 남겨두고 앱을 삭제하고, 다시 클릭하면 재설치 되고 추천 앱으로 등장합니다. 

영화는 한 번 시청한 후에는 한동안 혹은 영원히 재 시청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일정기간 반복해서 청취합니다. 플랫폼은 지금 필요한 것을 선택합니다.

소위 ‘선호도’를 파악하여 ‘추천’을 하고, 이를 통해 ‘사용량’을 늘리는 서비스가 ‘추천 서비스’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Amazon, Google, Naver, Melon, Netflix, 왓챠, IPTV의 VOD 등 각각의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은 브랜드마다 다를 것입니다. 모니터링 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컨텐츠 서비스 브랜드의 고민은 보유 컨텐츠의 재사용입니다. 데이터베이스 규모는 늘어 가는데 최신 컨텐츠만 사용자들이 이용한다면 나머지 컨텐츠는 ‘재고’ 혹은 ‘롱-테일(Long-tail)’일 것입니다. 만일 ‘재고’ 혹은 ‘롱-테일’ 컨텐츠의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면, 실질적 매출을 올리는 재생 및 다운로드를 늘릴 수 있다면(물론 정액제에서 다운로드는 일정 규모까지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만), 매출에 기여할 것입니다.

어떤 브랜드는 사용자를 DJ로 지원 받아 특정 테마별로 컨텐츠를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합니다. 아마도 구성 테마 혹은 구성 주제가 재사용을 이끌어내는 키워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가을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 ‘이별을 겪은 이들을 위한 음악’ 등등. 어떤 브랜드는 소위 A.I.(알고리즘을 통한 추천)를 활용합니다. 어떤 브랜드는 ‘믹스테잎’이라고 하여 주로 듣는 음악과 유사한 음악들을 추천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브랜드에서 명칭을 달리하여 공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상기 A.I. 방식일 것입니다.

이런 추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어떤 공통된 패턴이 인식되고, 그것에 익숙해지면 ‘지겨움’이 발생되어 선택을 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다시 찾기도 합니다만.

모르긴 몰라도 Long-tail을 벗어나진 못할 것입니다. 무한도전에서 7080을 위한 콘서트를 열고나서 발생한 역주행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시도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도는 무엇이 다를까요?

이러한 ‘추천 서비스’를 기획, 운용, 업그레이드 하는데 많은 투자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나를 아는 스마트폰’이라는 명제는 판타지일까요? ‘나를 아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환상일까요? 

어쩌면 데이터가 부족할 수 있겠습니다. 사용자의 취향을 파악하기에 클릭 동향 외에 다른 데이터가 필요할 것입니다. 앱을 기동하기 전에 어떤 서비스, 어떤 사이트, 어떤 앱을 썼는지 (refer data 등)가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혹은 해석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 이 컨텐츠를 이 시간에 이용할까?’라는 의문에 해답을 내야 할 테니까요. 상관관계가 있는 요소는 대부분 발견하는 것 같은데, 인과관계의 요소는 잘 발견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한 스트레칭 혹은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음악을 틀지 않을까요? 음악 없이 스트레칭이나 명상을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새벽 5시~6시 사이에 음악을 트는 사람들은 아침 운동, 출근 혹은 등교 준비를 하며 음악을 듣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만일 새벽 5시 음악이 재생 됐는데, 사용자 움직임을 감지하면 아침 운동을 하며 음악을 듣는 것일 것입니다. 

이런 관점이 아니라, ‘사용자를 유도한다’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추천을 한다면 어떨까요? 검색어 추이나 조회수 추이 등을 통해 이와 관련된 혹은 이런 추세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컨텐츠를 추천한다면? 개별 사용자를 대응하지 않고 유사 행태의 사용자들을 세그먼트(segment)로 묶어 세그먼트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등교를 위해 아이를 깨울 때,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을 틉니다. 한동안 ‘오~’하며 일어났습니다. 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아이가 ‘음악 좀 줄여’하며 일어납니다. ‘아~’ 싶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지난번과 다른 것입니다. 제가 플레이리스트에 등록한 클래식을 틀었습니다. 말없이 일어납니다. 아침에 아이를 깨우면서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기분 좋게 깨우던 그 때가 그리워집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음악을 틉니다. 집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통에 주로 에어팟을 끼고 음악을 틉니다. 허리를 강화하는 스트레칭과 요가를 합니다. 가족들이 일어날 시간이 되면 스피커로 전환합니다. 때로는 ‘chilling’ 카테고리로, 때로는 인기곡으로, 때로는 신곡 리스트에서 음악을 틉니다. 반응은 별로입니다. 그 때의 ‘오~’가 그립습니다.

‘나를 알고 제대로 추천’하는 일이 성사되려면 시일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하는 컨텐츠를 클릭하는 일도 많지만 때로는 알아서 재생되길 원하는 것도 사람 마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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