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원칙 찾기 에세이




나름대로 기준은 갖고 산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망설이는 나를 마주할 때면 ‘이 분야에 대한 기준이 없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게 삶의 원칙 혹은 추구 가치가 있었나?’ 싶다.


내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힐 때 어떻게 했더라? 우선 한숨을 쉬고, 퇴근 버스에 올라 창가에 앉을 자리를 찾는다. 앉아 쉴 자리가 없어도 창을 바라보고 선다. 지하철은 타지 않는다. 벽 밖에 보이지 않으니. 귀에 이어폰을 꽂고 그동안 야금야금 모아 둔 플레이리스트를 셔플 모드로 재생한다. 그리고 한 번 더 ‘아하~’한다. 그러다가 몇 정거장 전에 내린다. 서점에 가기 위해서다. 내 상황을 자문할 상대는 없지만, 책 중에는 길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주로 자기계발 섹션으로 발길을 돌린다. 간혹 처세나 커뮤니케이션 관련 섹션으로 가기도 한다. 삶의 문제는 참 다양하기도 하다.


삶의 나침반이 될 원칙을 정리하기 위해 백지를 앞에 둔다. 백지 위에서 연필 끝이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사실 백지와 연필을 봐야 할 눈은 천장 어딘가에 못 박혀 있다. 무엇일까? 

어제보다 더 나아지길 바랐다. 더 솔직히 말하면 지금 겪고 있는 곤란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곤란을 만날 때마다 임기응변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니 힘은 배로 들고 성과는 적기만 하다. 비록 고난을 겪더라도 명확히 의사결정을 내릴 기준이 있다면 적어도 우왕좌왕 하거나 우유부단하지 않을 텐데. 바람은 그것이었다.

시간을 뛰어 넘고 상황을 넘나들며 효력을 발휘하는 가치 혹은 원칙은 없다. 지금까지 그런 것을 찾아 왔다. 성과도 없는 오랜 탐험에 생채기만 잔뜩 이다.

삶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 내가 바라는 대로 ‘해결책’이 될까? 최소한 망설이며 버리는 시간은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원칙과 추구 가치만 고집하면 다만 완고할 뿐인, 유연성 없어 오히려 더 큰 곤란에 빠지는 늙은이가 되지는 않을까?

원칙 혹은 지배가치(추구가치)는 행복을 지배하는 ‘등대’라고 스티븐 코비는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주장한다. 그는 사회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누구나 옳다고 하는 자연 법칙이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을 여러 번 뒤적였고 그 때마다 만나는 표현이지만 실상 나에게는 부담일 뿐이었다. 오히려 벤저민 프랭클린의 13가지 삶의 원칙이 더 현실성 있었다.

오랜 세월 사회가 변화해 옴에 따라 진정을 옳다고 알려진 자연 법칙인 원칙은 시의성도 상황에서의 영향력도 적게 받는 원칙이라는 말일 것이다. 예를 들면, 절제, 침묵, 규율, 결단, 절약, 근면, 성실, 정의, 중용, 청결, 평정, 순결, 겸손이 벤저민 프랭클린의 13가지 삶의 덕목, 매일 준수했는지 체크했던 원칙이자 추구 가치였다.

13가지나 수립해야 할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13가지를 살펴보니 ‘오랜 세월 옳다고 여겨진 자연법칙’이라는 설명에 수긍이 갔다. 이걸 가져다 쓸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벤저민 프랭클린이 아니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옳다’고 했나? 백지에 연필 끝이 가까이 갈 때마다 움찍거린다.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연필을 놓고 커피 한 잔을 내리러 주방으로 향했다.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뉴스를 볼 때 내가 변치 않고 주장한 말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때 추구한 가치는 무엇인가?
업무 상 회의를 할 때 내가 변치 않고 주장한 말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때 추구한 가치는 무엇인가?
연인, 가족, 친구와 대화할 때 내가 변치 않고 주장한 말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때 추구한 가치는 무엇인가?

먼저 이런 과거의 기억을 상기해 보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화두에 따라 그 기준이나 추구 가치가 달랐었다. 그러나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보면 주장의 기준이나 추구 가치가 달라진 것이 아닌 경우도 있다. 하나의 기준 혹은 추구 가치에서 가지를 뻗어 나간 경우도 있다. 겉보기에 달라 보였지만, 그 기준 혹은 추구 가치는 동일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사랑 혹은 우정의 경우, ‘순수하고 진실 되며 보상을 바라지 않는 감정 혹은 행위’라는 기준 혹은 추구 가치를 가졌다. 평등의 경우, ‘누구에게나 원하는 이에게는 동일한 기회가 주어지고, 다만 달성 여부는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라는 기준 혹은 추구 가치를 가졌다. 대화의 경우,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말을 하기 전에 상대의 의사와 뜻을 충분히 살피고, 나의 의사와 상대의 의사를 “결합”하여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민한다“라는 기준 혹은 추구 가치를 가졌다.

아직 겪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살펴볼 데이터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원칙, 기준, 추구 가치를 수립할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이를 찾으려 노력할까?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의존적 상태에서 독립적 상태로 전환하고, 독립적 상태에서 상대와 나의 생각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내는 상호의존적 상태로 전환하는 것을 주장하는 책이다.

원칙, 기준, 추구 가치는 독립적 상태에 이르기 위해 처음 고려할 점이다. 상대의 영향력 하에 놓여 나의 일을 상대의 결정에 예속되어 선택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칙, 기준, 추구 가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곤란을 겪은 일 중 의존적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겪은 경우가 많다.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화와 분노를 누르고 억지 춘향으로 질질 끌려가면서 곤란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나, 헤쳐 나갈 방법을 모르는 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는 이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 있다.

“구속에서 벗어난다”, “해방 된다”, “자기주장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일을 한다” 등과 같은 반응

들은 더욱 근본적인 의존성을 나타내는데, 그것은 외적 요인보다 내적 요인에서 나오기 때문에 빠져 나

오거나 헤어날 수 없다. 이 같은 의존성은 다른 사람들의 문제점과 약점들로 인해 자기 자신의 정서와

 감정이 손상당하게 되고, 자기의 통제 밖이라 어떻게 할 수 없는 사건이나 사람들로부터도 희생당한다

는 느낌을 갖는 데서 나타난다.

그렇다면 독립적인 상태란 무엇일까? 계속 읽어 보자.

만일 내가 육체적으로 독립적인 단계에 있으면,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정신적으로 독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하나의 추상적 개념으로부터 다른 개념으로 옮아갈 수도 있다. 나는 창의적이며,

 분석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나아가 나의 생각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정리하고 조직할 수 있다.

 감정적인 내적 통제도 가능하다. 나의 가치판단은 상대방으로부터 사랑받거나 잘 대접받는 것에 좌지

우지되지 않는다.

과거 기억의 상기로부터 공동된 원칙과 추구 가치가 추출 됐다면, 이 중 자신을 더 나은 상태가 되는데 요인이 된 것은 무엇일지 따져보자. ‘이렇게 하니 더 나아졌다’라는 것에서 ‘나아졌다’라는 것은 ‘내가 욕망하는 상태’로 나아간 것이 아니라 ‘내가 옳은 상태’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옳은 상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원칙, 기준, 추구 가치, 자연 법칙, 단어는 형이상학적이지만 제대로 수립하는데 열의를 쏟으면 나아질 수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해 손도 못 대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알게 됐다. 망설이는 것은 노력한 것이 아니고, 첫 발을 떼고 걸어가기 시작한 것이 노력의 시작이라는 것을.

- 어떤 상황에서 어떤 원칙,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과 행동을 하여 나은 결과를 낳았었나?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 절대적인 가치와 원칙, 즉 상황에 영향 받지 않고 나를 나아지게 하는 가치와 원칙이 있었나?
- 혹시 타인의 가치 혹은 원칙을 도입 했을 때 나아진 경험이 있나? 그것은 상황에 영향을 받는 가치 혹은 원칙인가 변치 않는 효과를 내는 가치 혹은 원칙인가?

삶의 기준, 원칙, 추구 가치는 생물과 같다. 생성, 발전, 쇠퇴, 대체의 과정이 되풀이 된다. 또한 그 반복적 과정에서 성숙되고 숙성되어 마지막에는 단 하나의 가치만 남을 수 있다.

가치 혹은 원칙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순수하고 진실 되며 보상을 바라지 않는 사랑과 우정’ 같이. 이렇게 정리한 목록을 두고 실천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확인한다.

아닌 것은 삭제하거나 교체하고 맞는 것은 지속 한다. 일기를 쓰던 사람이라면 별도의 시간을 낼 필요도 없다. 다이어리를 틈 날 때마다 정리하는 사람도 별도의 시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이젠 한 가지에 집중하면 되니 기존 일기나 다이어리 쓰던 시간을 훨씬 내실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기애의 출발이기도 하다. 자신이 존재함으로써 자신의 시간도, 관계도 시작된다.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은 정신적 및 물리적으로 자신을 제대로 돌본다. 타인과의 관계도 나아진다.

여기까지 생각했다. 독자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표현은 모두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스스로와 대화를 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내 안에 객관화된 자아 하나를 더 둘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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