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가'될 까? 에세이




*표지 이미지: Photo by Park Street on Unsplash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 까? 기업은 어떤 형태가 될 까?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생각해 보자. 


무인양품의 탄생은 ‘과도한 소비 사회에 대한 안티테제(antithese)’로서 탄생했다는 것이 이 책의 서두다. 

일본의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역시 해당되는 이야기다. 두 국가 모두 고도 경제 성장기를 겪었다. 일본은 세계 제2차 대전의 패전국으로 빈손이 됐고,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겪은 식민지 국가로 빈손이 됐다. 일본은 세계 대전에 모든 것을 소비했고, 우리나라는 식민지로서 모든 것이 수탈됐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는 일본 경제의 고도 성장기라 할 수 있다. 한국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의 활성화, 경제에 대한 몰입을 통한 고도성장이 일본의 스토리라 생각한다.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기반으로 성장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제가 급속 성장을 하면서 소비도 동반 증가됐다. 아무 것도 없었고 사용자가 접할 정보도 없었다. 소품종 대량 생산이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었다. 한 가지 종류의 물품을 여러 명이 사용한다.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소비가 촉진 되려면, 소모품처럼, 제품을 구매 사용하고 재활용이 아닌 신규 구입으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횡적으로 도구가 주는 생활 효율화가 강조된다. ‘자동 세탁기를 돌리며 차 한 잔의 여유를‘이 영리한 생활 방식으로 선보여진다. 이런 생각이 확산 되면 도구를 통해 생활을 효율화 하려는 횡적 팽창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확산은 인간 의존에서 탈피하게 하고 도구를 가져야 안심이 되는 상태, 즉 인간이 자신의 손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낮아져 도구에 의존하는 상태가 된다. 또한 생활 방식의 구성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인간이 편리와 안락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메시지를 통한 인위적 사고방식 변화라기보다 도구 사용을 종적으로 횡적으로 경험함에 따라 도구에 익숙해짐으로써 발생한 변화라 하겠다. 어쩌면 음성 명령에 기반 한 A.I.의 저변화도 여기에 맥을 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편리와 안락을 위해 무수히 많은 제품을 개발 사용해 왔다. 인간은 하나의 도구에 일을 시키고 확보된 여유 시간을 다른 도구에 일을 시키는 활동으로 소모했다. 결국, 도구를 통해 생활의 효율을 증가시켰는지 모르지만, 인간은 여전히 ‘휴식 없는 일상’을 지속하고 있다. 더욱이 손으로 직접 처리하는 역량이 점차 사라져 도구에 의존하게 됐다. 완전 조리 식품의 활성화, 배달 산업의 성장이 그 반증이다. 

우리는 지금 깨닫지 못한 상처를 늘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처가 나고 있지만 이것이 일상화 되어 상처인지도 모르는 상황. 

역사는 반복된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변화를 낳아 시대는 변모를 거듭해 왔다. 

고도 경제 성장으로 과도한 소비 사회가 형성 됐고, 이로 인한 상처를 인지하고 치유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소위 ‘소비사회의 안티테제’가 등장한다. 안티테제(Antithese)는 정립의 반대, 반정립을 의미하는 용어다. 최초 상태가 부정되고 새로이 나타난 상태이다. 

과도한 소비사회의 안티테제는 무엇일까? 미니멀리즘, 공유 경제, 재활용, 재생 에너지 등을 들 수 있다. 

미니멀리즘은 ‘반드시 필요한 것만 보유한다’라고 해석하겠다. 공유 경제는 ‘내게 불필요한 것 중 너에게 필요한 것을 줄 게’이다. 재활용은 ‘새로이 생산하지 말고 기존 것을 장 유지보수 해서 다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자원도 절약하자’이다. 재생 에너지는 ‘사용한 후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즉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재생되는 에너지, 한계가 어느 정도 극복된 에너지’이다. 

‘반드시 필요한 도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며 에너지원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한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도구만 두겠다’는 인간이 손으로 직접 처리하는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다. 인간이 훈련할 경우 도구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커피 메이커에 원두를 갈아 붓고 스위치를 올려 나온 커피와, 지속적으로 반복 수행한 개인이 직접 내린 커피의 맛 차이랄까? 블렌더나 푸드 프로세서에서 모터로 간 참깨보다 절구에서 손으로 간 참깨가 더 향기로운 경우도 해당될 것이다.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사람의 손은 천사와 신의 중간 역량이라 생각한다.

이런 안티테제가 주류를 이룬다면, 기업은 과연 어떻게 사업을 펼쳐야 할까? 특히 대량 생산 대량 소비에서 주역을 차지한 기업들 말이다. 

츠타야나 무인양품처럼 갑자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야 할까?


아마도 ‘반드시 필요한 도구만 보유’하게 되면 제품의 형태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아니 생산 방식이 변화해야 할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이란 ‘나에게 맞는’이란 의미도 포함한다. 다시 말해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를 끌고 오지 않을까? 많은 기업들이 다품종 소량 생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두려워하고 있다. 기존의 생산 설비, 투자를 포기해야 하나? 

다품종 소량 생산에는 전문가 확보가 필수이다. 다양한 수요에 맞춰 다품종 제품을 생각하려면 폭넓은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 집단이 상황에 대응하거나 소비를 유도한다. 아무래도 게임의 법칙 상 ‘대응보다 유도’가 성공의 지름길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까? 한 종류의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야 단가가 낮아지고 가격이 떨어진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되면 한 종류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기 까지 든 모든 투자를 소량 제품으로 감당해야 한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는 대신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상황. 이 역시 기업들을 두렵게 만드는 이유다.

제품을 모듈 단위의 조립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공통 모듈이 존재하고 취향에 따라 다양한 모듈을 조립해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수요에 따라 조립 모듈의 생산을 조절한다. 완제품 단위의 대량 생산이 아니라 필요한 모듈로 조립한 제품이다. 또한 추가할 수 있게 한다면 어떨까? 첫 주문에는 A+C+E로 구매했지만, 생활 변화로 인해 B, F, H 모듈을 추가해야 한다. 이럴 경우 프린터 카트리지와 같다. 모듈만 구매해서 추가한다. 혹은 기존 모듈을 몇 개 빼고 신규 모듈로 대체한다. 생활이란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므로, 예전 모듈을 다시 조립할 수도 있다. 기업의 판매 후 서비스는 본체에 대해, 그리고 모듈에 대해 제공할 수 있다. 공통 모듈의 가격은 최대한 낮추고, 모듈 판매로 매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반드시 완제품을 여러 종류 소량으로 만드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청소기의 경우, 공통 모듈은 로봇청소기의 두뇌이다. 여기에 진공 청소 모듈, 물걸레 청소 모듈, 스팀 청소 모듈을 모두 부착하여 하나의 프로세스(process; 처리 과정)로 구성하거나 필요에 따라 모듈을 몇 개만 부착해 사용한다. 두뇌가 로봇청소기니 자동 청소할 것이고 충전도 스스로 판단할 것이다. 앱으로 청소 범위를 설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터는 다이슨 모터 수준으로, 스팀은 한경애 스팀 청소기 수준으로. 각 모듈이 업계 최고의 수준을 달성한다.

드론과 청소기를 결합하면 가구 위 먼지도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가구 위, 선반 위의 먼지는 지금도 사람의 손 몫이다. 그런데 먼지를 흡입하는 수준을 조절해 드론으로 비행하며 주위를 센서로 감지한다면? 아직은 상상일 뿐이다. 오히려 안드로이드 집사가 어서 나와 대신 청소하는 것이 나으려나?

대기업은 전문 소기업을 보유하여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유통만 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형태의 쇼핑몰은 이미 활동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는 다양한 소상인들이 입점해 있다. 물론 관건은 ‘간택을 받는가’지만.

그럼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될 까?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의 소비자,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자’일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바의 최대값과 최소값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는 자’일 것이다. 얼버무리고 대강 절충하면 ‘소비로 안심을 얻는 자’가 되지 않을까?


#무인양품 #츠타야 #라이프스타일제안 #다품종소량생산

덧글

  • rumic71 2020/12/14 21:16 # 답글

    아이러니하지만, 도구를 만들면서 인간이 원시짐승에서 탈피했죠. 아득한 선사시대에.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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