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장보기로 돌아갈 거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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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때마다 메모하긴 하지만, 매주 목요일은 재고 관리 날이다. 항상 쓰는 물품 중 보충해야 할 것, 주간 메뉴에 필요한 식재료를 살펴보고, 재고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문뜩 떠오른 물품을 적는다. 주간 메뉴를 운용하면 식재료가 모자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원래 계획 외 메뉴가 생각나거나 원하는 경우엔 다른 메뉴를 조리한다. 덕분에 다음날 조리할 재료가 모자란 상황이 발생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메모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목록대로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메모에 적힌 물품은 메모를 할 때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한 물품이다. 며칠이 지나고 주말 장을 볼 때 필요 물품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원함'이란 그런 것이다. 마트에 도착해 매장에 들어가기 전, 전단지를 먼저 집는다. '오늘의 할인 품목 중 내게 필요한 것이 있을까?' 할인한다고 사두는 것보다 할인 물품 중 필요한 것을 구입한다. 아직 구입할 정도는 아니지만 곧 부족하게 될 물품(메모에 올리지 않은 물품)이 할인할 경우 이를 구입한다. 


마트 장보기는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걷기 운동 시간이다. 장 볼 시간이 없는 날이 아니라면,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ㄹ'자로 움직인다. 마트는 계산대를 제외하고 3단으로 구성된다. 매장 공간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분은 블록 단위로 나뉜다. 각 블록은 세로로 세워둔 몇 대의 매대로 구성된다. 매대와 매대 사이에는 골목 같은 통행로가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전면 매장 벽까지 걸어간다. 벽에 붙은 냉장 매대까지 가서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매대 하나를 끼고 그 사잇길로 들어간다. 그 길 끝에 도달하면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전체적으로 걷는 방향의 모양은 'ㄹ'자가 된다. 

매장 입구 앞은 신선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애호박 값은 왜 널뛰는 걸까?'

애호박은 개당 가격이 8~900원 사이일 때 구입한다. 2,000원을 넘는 경우도 있고, 1,000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왜 이리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할까? 2020년 8월 13일자 아시아경제에는 '[식탁물가 비상] 애호박 한개 5천원 ... 최대 두 배까지 줄인상'이란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원인은 산지 대량 공급의 어려움, 상(上)품으로의 수요 몰림이라 한다. 기사 시점 당시, 유통(마트)은 산지 선 계약 물량을 풀어 판매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도매 산지 발주량을 제어해 도매가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당시 지속되는 장마와 폭우가 영향을 미친 모양이다. 최근의 가격 인상은 또 왜 일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사유는 명확하다. 왜 공급이 부족할까?


'매운탕용 서더리가 좋아 보이는데, 나 혼자 먹어야 해'

가족이라도 입맛은 다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은 가족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입맛은 여러 가지 이유로 달라진다. 어제까지 즐겨 먹던 음식이 오늘은 먹기 싫다. 더구나 어제까지 150g의 잡곡밥과 200g의 육고기, 200g의 야채를 먹던 입맛이 오늘은 파스타 혹은 떡볶이를 찾는다. '비린내'는 기피하는 사람이 꽤 보인다. 매운탕은 조리에 따라 비린내 없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집밥에서의 매운탕은 가게의 그것과 다르다. 후추, 생강, 술 등 비린내를 잡는 방법을 찾아 적용해 보아도 깔끔하게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화자의 경험에 따르면 물리적 냄새보다 선입관이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저녁은 매운탕이야"라는 말에 "이이~" 하는 가족이 있다. 그래서 매대에 괜찮은 서더리탕 재료가 있어도 얼른 구입하기 어렵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으로 식탁 앞에 앉는 사람의 수가 Pre-COVID-19 이전의 저녁 혹은 주말 식탁과 같아진 요즘, 메뉴는 가능한 식수인원이 모두 찡그리지 않는 메뉴로 선택한다. 어쩌겠나? 서더리탕을 파는 곳에 가서 나만 먹는 수밖에. 다른 가족은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고.

'이번 주 라면 먹었는데.. 사다 두어야 하는데... 또 먹지 않을까?'

라면은 국민 간편식이다. 그 종류도 다양하다. 포장에 인쇄된 조리 방법에 따라 물을 끓이고 면과 스프, 부재료를 넣고 3~4분 동안 끓여 먹으면 된다. 먹는 시간까지 계산해도 대략 15분 내외면 될 것이다. 그리고 별도 그릇에 옮기지 않고 냄비 채로 식탁에 차린 경우, 냄비와 수저, 젓가락만 설거지하면 된다. 먹는 것도 간편하고 설거지도 적다. 하지만 라면은 문제아였다. 증기로 익힌 면을 튀기는 기름에 문제가 있어서 사회적 파동이 생겼었다. 인스턴트 음식이 주는 마이너 이미지도 등에 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라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야식이 아니라도 라면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래서 화자 가족은 '라면은 1주일에 한 번'이란 규칙 아닌 규칙을 세웠다. 자주 먹기는 꺼림칙하고 안 먹을 수 없으니 1주일에 한 번이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매주 먹지는 않는다. 생각날 때 먹고 그 주는 더 먹지 않는 방식이다. 한 때 불닭볶음면에 꽂혀 있던 아이가 신라면으로 돌아섰다. 아이 입맛이 변하기 전에 내 입맛이 신라면으로 변해서 혼자 먹고 있을 때였다. 덕분에 여러 냄비 끓이지 않게 됐다. 그 라면이 떨어졌다. '이번 주 라면을 먹을까? 혹시 몰라'하며 '+1'개 한 봉지를 집어 든다. 때로는 짜장 라면을 먹는 경우도 있다. 가족 모두 마트에 운동(?)을 나간 경우 다수결로 짜장 라면이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 3인 가족이니 2명만 찬성하면 채택이다. 마트도 편의점보다 싼 가격으로 라면 낱개 판매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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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 쌀 때도 있지만, 낱개로 먹을 만큼만 사는 것이 적절한 구입이다. 마트 판매 가격과 분량을 보면 보관이 필수인 경우가 많다. 1인 가구의 전체 가구 중 점유율이 높아진 요즘에도 3~4인 분량으로 포장해서 판매하는 물품이 대부분이다. 언제나 식재료가 남고 이를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 배치를 바꾼다. 일반적으로 1주일에 한 번 장을 본다. 그럼 그 주에 먹을 만큼만 구입하면 좋겠다. 한국경제에 2020년 6월 19일 자로 '[단독] '묶음할인' 세계 최초로 금지한 환경부'라는 기사가 게재 됐다. 이는 재포장 할인 판매를 금지하는 '재포장금지법' 시행 때문이다. 환경부는 2020년 6월 18일 유통 및 식품업계 등에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하위 법령인 '제품의 포장재질, 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재포장금지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2,000원짜리 제품 2개를 묶어 4,000원에 판매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2,000원짜리 2개를 묶어 3,900원에 판매하는 것은 위법이다.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을 한 박스에 모아 파는 것도 불가능하다. 기사에 따르면, 환경부가 '식품업계에서 묶음 할인 경쟁이 치열해 묶을 때 사용하는 접착제와 플라스틱 혹은 포장박스가 과도하게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서용구 숙명 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많이 샀을 때 깎아주는 것은 소비자 후생이고, 가격 인센티브로 소비를 증대하는 정상적 경제 행위"라며 "세계 최초"라고 지적했다. 화자가 원한 것은 5개 묶음 라면이 예를 들어 2,000원일 경우 개당 가격은 400원이므로, 400원에 라면을 낱개로 여러 가지 구입하고 싶다. 이 조치는 화자의 바람과 다른 조치다. 기사 게재 당시 환경부는 간담회를 통해 묶음 상품의 박스 재포장만 규제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달걀은 포장을 열고 사육 환경 번호를 확인한다. 달걀에 인쇄된 번호의 끝번호를 본다. 1은 방목, 2는 닭장 없는 평평한 축사, 3은 개선된 닭장, 4는 기존 닭장. 화자 가족이 모두 마트에 놀러(?) 갈 때 달걀을 살 경우, 3명이 달걀 코너 앞에서 달걀 포장 뚜껑을 여는 장면이 연출된다. 포장 위에도 표시를 했다면 그럴 필요가 없는데. 실수해서 사고 싶지 않은, 손상된 달걀을 사지 않기 위해 3명 모두 조심하는 모습이 우습니다. 

마트 장보기의 재미는 신상품을 구경하는 것과 할인행사 상품을 기존 가격을 떠올리며 비교하는 데에도 있다. 시즌별로 다르긴 하지만 그 상품이 그 상품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제철 식재료를 항상 기억하고 있지 않아서 시즌별 상품은 '새로 출시한 상품'이다. 그 중에 '적당한' 가격의 상품을 구입한다. 식재료보다 소모품이나 일상용품의 할인이 예정 없던 구입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욕구의 발생은 해당 물품에 대한 필요를 느꼈지만 혹은 원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구입하지 않은 물품이 대상이 된다. 굳이 살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까지 가지 않아도 현행 도구나 물품을 교체하거나 추가하지 않아도 일상에 영향이 없을 경우 구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지, 블렌더는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더 열심히 닦는다. 작동 중 상태에도 귀를 기울인다. 아직까지 생생하다. 물론 구형이라 신형과 비교하면 교체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결과물이 아직은 가족의 필요를 충족하고 있으니 굳이 퇴출할 이유를 찾지 않는다. 밀키트의 경우, 조리 분량이 식수인원에 맞는지를 검토한다. 2개를 구입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부재료가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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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눈으로 보며 걷는 시간이 한가롭다. 굳이 시간을 내어 동네 탄천 산책로를 찾지 않아도 'ㄹ'자로 걷는 마트 장보기는 걷는 거리가 꽤 된다. 요즘 할인 행사 중 반가운 코너는 야채다. 언젠가부터 야채는 건강식이고 가격이 오르는 대상이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기피하지만 어른들은 매 끼니 챙겨 먹기에 바쁘다. 샐러드, 나물, 쌈으로 한정되어 아쉽다. 하지만 할인을 하거나 싸게 나온 야채는 메뉴를 변경하는 한이 있어도 구입한다. 할인 상품이라고 해서 상태가 평소보다 나쁘지 않다. 신선 식품의 할인 행사는 구입 후 1~2일 이내 소비로 제한을 받긴 하지만 샀을 때 이익 본 느낌이다. 요즘은 마감 할인의 즐거움은 줄었다. COVID-19로 매장 운영 시간이 변하는 바람에 예전에 신선식품 할인 하던 마감 시간이 달라졌고 화자가 그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수산물 구입에 활용한 시간이었는데. 1만 원이 넘는 스테이크를 1만 원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금값 한우를 싸게 살 수도 있다. 그러니 매력적일 수밖에. 야채 등 신선 식품 중에는 마감 할인이 적지만, 수산물, 축산물은 매일 한다. 정기 휴일 전일 마감 시간은 할인 폭도 크고 대상 물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언제나 육류 및 수산물 코너로 향하는 화자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할인 스티커를 붙이는 직원 뒤에 서서 얼마나 할인되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재래시장에서 가격 흥정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다. 아직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물품을 들고 직원에게 가면 할인된 가격표를 붙여준다. 

마트 장보기가 화자에게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이라면, 화자의 '선호'를 터치할 때다. 

'역시, 떡볶이 떡은 떡집 떡이야!'
'아직 스타벅스 캡슐이 남았는데, 한 줄만 더?'
'아! 그녀의 소주가 나왔어!'

구입할 필요도 없고, 메모 리스트에도 없으며 굳이 살 필요가 없지만, 화자가 즐기는 품목은 식재료 외에도 구입 욕구를 자극한다. 커피와 차, 베이킹용 밀가루와 이스트, 스낵 및 과자, 소면, 파스타 면 등 국수류는 항상 부족하지 않게 사둔다. 더구나 할인을 하면 아직 구입할 때가 아닌데도 구입하고픈 마음이 선다. 세상은 참 유혹적이다.

이젠 걷기를 식품 코너 외에서 할 때다. 마트 모든 층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식재료 층이나 일상 소모품 층이 주 걷기 운동 장소다. 때로는 옥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기도 한다. 전자 상품 섹션은 만져보는 즐거움도 있어서 가능한 매번 가려고 한다.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은지 몇 년이 지났다. 스마트 폰, 스마트 패드, 노트북이 3 screen을 구현(하나의 컨텐츠를 3가지 화면으로 동기화해 보는 것)한 이후 더 그렇다. 하지만 관공서나 금융기관, 회사는 아직도 종이 서류를 필요로 하고 종이 서류를 발행한다. 필요할 때마다 문구점에 가서 USB를 꽂고 인쇄를 하는 일이 귀찮았다. 아이도 커서 인쇄해야 할 자료가 늘었다. 그래서 프린터 구입을 고려했다. 고민은 프린터를 구입할지 구입하지 않을 지에서 멈추지 않았다. 스캐너와 복사 기능이 장착된 복합기일까 프린터일까로 확대됐다. 얼마 전에 신분증을 제출할 경우가 있었다. 스캐너로 신분증을 스캔 해 PDF로 제출했다. 집에 있던 서류도 스캔 후 제출했다. PDF와 전자메일을 통한 서류 접수가 보다 대중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보니, 이젠 복합기가 출력 장치가 아니라 입력 장치 같다. 프린터 구입 시 체크할 부분, 장치 가격도 있지만 카트리지 단가를 반드시 체크한다. 없던 프린터를 구입할 경우 카트리지 단가는 더욱 중요하다. 화자는 레이저가 아니라 잉크젯을 구입했다. Epson이 한 통에 9,000원인 멀티 잉크 컬러 복합기를 내놓은지 오래였다. 흑백 및 컬러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화자 사용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카트리지를 구입하므로 월별 비용 부담은 1만 원이하다. 그렇지만 그 부담이 10% 가까이까지 낮아진다면 다른 이야기다. 양면 인쇄가 지원되지 않는 기종을 구입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꽤 잘 산 느낌이다. 집에서만 사용할 경우, 이면지에 인쇄해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트 장보기는 보고 만지고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충동구매의 함정을 피해가는 서스펜스도 있다. 온라인 쇼핑은 시간 단축에 최고다. 내가 고르나 직원이 고르나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 시간이 없을 때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사야 할 것만 사고, 지불 총액 기준으로 다시 한 번 구입 품목을 조정한다. 배송비를 낮추기 위해 1 혹은 2주 단위로 묶어서 구입한다. 온라인 쇼핑에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다. 자주 구입하는 물품은 그 물품만 모아 놓은 메뉴로 이동해서 빠르게 선택한다. 무엇이든 장단점은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익이 되는 곳은 어디인지에 따라 구입처를 달리한다. 이것 역시 쇼핑의 재미라면 재미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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